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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언니와 보낸 일주일

하늘을날아 2 418

저에게는 저랑 나이차가 아주 많이 나는 언니가 있습니다. 

큰언니죠. 저는 막내, 언니와 저는 스무살이나 차이가 나요. 

중간에는 오빠들만 4명 있어요. 

어머니는 제가 유치원 다닐 때,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대학교 입학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사실 집안에 여자는 저 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우리 큰 언니는 막 결혼하고 저희 집에서 두시간 떨어진 동네에 살았는데, 

형부하고 시댁에 이야기 하고, 저희 집 근처로 이사를 왔습니다. 

남동생들도 돌보고, 아버지도 돌보고, 무엇보다 저 때문에 언니는 엄청난 결정을 했죠. 

 

저는 자라면서 언니에게 많이 맞기도 하고, 혼나기도 했습니다. 

그 때는 참 언니가 미웠는데, 점점 시간이 시간이 지나면서 언니가 얼마나 고마운 사람인지 알게 되었죠. 

소풍 갈 때 도시락은 물론, 운동회 때 엄마의 입장으로 와서 같이 저랑 게임에 참여 해주고, 

자모회에도 참석해주고, 중학교 교복도 제일 좋은 교복점에 가서 맞춰주고, 블라우스도 여러벌 사 주고, 

이모저모 필요한 것을 제가 말하지 않아도 꼼꼼하게 잘 챙겨 주었습니다. 

오빠들에게도 참 잘했습니다. 

대학 원서나 자취방 정하는 것까지 하나 하나 형부와 함께 꼼꼼하게 봐줬고, 

군에 있을 때, 아무리 바빠도 한달에 한 번 온 식구 대동해서 면회 갔습니다. 

제가 결혼 할 때, 당연히 언니는 신부측의 대표로 형부는 제 아버지 대신에 제 손을 잡고 식장에 입장했습니다. 

 

제가 남편가 함께 미국행이 결정되었을 때, 밤새 울었다고 합니다. 형부의 말씀에 의하면은요. 

가까이서 보고, 지켜주고 싶고, 함께 하고 싶었는데, 이젠 그렇게 못한다고요. 

저는 언니의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었기 때문에, 언니가 오빠들보다...저에게 더 많은 애착이 갔었나봐요. 

 

언니가 더 나이들면 비행기 타는 것이 힘들까봐 작년부터 저는 언니를 초청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서 언니가 제 곁에 왔습니다. 

남편은 다른 방으로 보내고, 마스터 룸에서 언니와 자고, 언니와 수다 떨고, 언니와 먹고, 언니와 사우나에도 가고, 언니와 쇼핑하고, 언니와 요리도 하고...진짜 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친정엄마 버금하는 역할을 해줬던 우리 큰언니!

오늘은 제 조카들, 그러니깐 언니의 아들, 딸들에게 보낼 선물과, 언니의 손자, 손녀들. ㅋㅋ 저는 이제 40이 조금 넘었는데, 언니 덕분에 족보를 따지면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언니의 손자, 손녀들에게 줄 선물을 같이 샀습니다. 

마음껏 샀습니다. 

전에는 가격 비교해보고, 어떤 것이 실효성이 있을까..계산했는데, 

언니에게, 그리고 언니 가족에게 주는 것은 가격을 비교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껏 주고 싶었거든요. 하나도 아깝지 않았거든요. 

제가 이제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은 언니의 사랑과 희생 덕분이었는데,

부끄럽지만 저는 언니에게 뭔가..제대로 된 것을 한번도 준 적이 없었고, 특별한 이벤트 하나 해 준 것이 없었거든요. 

이번에 비행기 티켓이 처음이었고, 그리고 오늘 쇼핑 한 것이 두번째입니다. 

아직도 갚은 것이 엄청 많은데, 그 은혜, 그 사랑 언제 다 갚을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형부가 혼자서 오래 지내면 안된다고, 딱 일주일만 있다가 가는 우리 큰언니, 사랑하는 우리 언니!

월요일 아침에 떠나는데, 저는 정말 이 밤이 지나는 것이, 이 시간이 지나는 것이 너무 아쉽고 속상하네요. 

 

그래도 한 10년 만에 언니와 보낸 이 시간이 참으로 귀하고, 소중하고, 감동 그 자체네요. 

 

내년엔 우리 형제들이 다 모여서 여행이라도 가자고 형부가 말씀하셨다는데, 

언니는 저희 가정이 제일 걸린다고, 하지 말자고 하셨다네요. 

근데, 내년에 그 여행에 가려구요! ㅎㅎㅎ

막내오빠가 먼저 이야기 해줘서 남편에게 이야기 했더니 안그래도 가족 모두가 한번은 한국에 다녀오자고, 그래서 저 몰래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며....기특한 대답을 주더라구요. 

아직 언니에게는 이야기 안했어요. 막내오빠만 알아요 ^^

 

지금 이 시간은 아쉽지만, 내년에 근 10년만에 우리 형제들이 다 모일 생각을 하니 벅차오르네요~~

 

역시 가족은 피보다...진합니다!! ^^

 

그냥 언니가 와서 기분 좋아서, 근데 언니가 곧 가서 기분이 울적해서...

제가 말하거나 울거나 그러면 언니가 마음 아파할까봐...끄적 끄적입니다. 

 

언니는 지금 제 남편과 오목 삼매경에 빠져 있네요~ ^^

이제 자야 하는데~~~ 그 판을 깰 수가 없네요;;; 

Comments

아침창가
참으로 귀한 언니, 귀한 가족이 계시네요.
내년에 꼭 감동과 감격이 가득한 만남이 있으시길 바래요!!!
영스러움
하늘을날아님~~~사연 읽다가 그만 울어 버렸습니다......

너무나 공감이 가서...너무나 마음 한 켠이 뭉클해져서....목구멍이 뻐근해져오는 이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 그만 울어 버렸습니다...

제게도 10년 터울의 언니가 있어요. 큰언니의 몫이 무엇인지 알기에 읽는 내내 고개를 크게 끄덕였습니다.

엄마 대신이였을테고...언니품이 고향이었을텐데...헤어질때 얼마나 가슴 사무치게 시리고 아팠을까요?

그래서 함께 했던 일주일이 그 어떤 시간보다 더 값지고 귀하고 소중하고 좋았을거에요^^

내년에 한국 가시면 큰언니 너무 좋아서 기절이라도 하시면 어떡하죠?

첫 단추를 잘 끼우셨으니 앞으로 더 좋은 일만 자꾸 자꾸 생기실 거에요^^

보내야하는 맘은 슬프고 싫지만 남편분의 사랑스런 배려로 내년에 또 함께 다 모일  수 있으니

그때까지 우리 라디오와 함께 희노애락 나누면서 잘 견뎌보아요~~

귀하고 사랑가득한 사연 남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