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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여행 후기

Dalnim 2 221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아니 동경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거 같다. 나름 시간을 내어 가족들과 혹은 친구들과 여행을 가곤하지만 이민생활의 바쁜 일상에서 시간을 내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가능했다.
그런 나에게 가끔 들러서 엿보는 여행블로그의 이국적인 사진들과 이야기들은 나를 더 꿈꾸게 했다.
쿠바...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들어봤고, 가끔 들어봤던 미지의 나라의 문이 열린 몇해 전부터 여행자들의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던 나라, 쿠바는 언제간 꼭 가보고 싶은 나의 위시리스트에 올라가있었다.
그래서 쿠바 크르즈의 광고가 나오자 마자 일찌감치 친구와 등록을 했다.
드디어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여행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처음 해보는 단체여행은 나에게 약간의 스트레스를 주었다. 내가 가보고 싶은 곳, 좀 더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여러사람들과 맞춰야했고, 덥고 습한 날씨는 우리를 지치게했다.
하지만 80여명의 사람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 긍정적인 시선으로 최대한 좋은 것을 눈에 담기로 했다.
아...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 하늘과 바다와 꽃과 나무들의 색상을 뭐라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하염없이 바라보게 만드는 배위에서의 검푸른 바다는 나를 빨아들이는거 같아 어쩐지 두렵기도 했다.
새벽의 바다와 정오의 뜨거운 햇살 아래의 바다...그리고, 지는 붉은 노을 아래의 바다는 수만년의 이야기를 담고 많은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아직도 생각하면 코끝에 맴도는 바닷내음이 그 시간을 그립게 한다.
지도 위에선 한뼘도 안되는 거리를 하루를 항해하여 도착한 쿠바 아바나!
가슴이 두근거렸다.
알록달록 컬러풀한 클래식 자동차에 나눠타고 아바나 시내를 달렸다.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1960년대의 클래식카들과 마차,현대식 자동차들과 자전거들이 같이 달리는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고 인터넷이 안되는 신기방기한 나라...
저기가 혁명광장이고, 저기가 모로성, 저기는 말레콘...블로그를 통해 봤던 익숙한 풍경들이 펼쳐졌다.
오래된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이 힘들었지만 이색적인 경험이라 생각했다.
드디에 꿈에 그리던 자유여행...
쿠바의 아바나는 도보여행을 하며 골목 골목을 누벼야한다. 자동차로는 잡을 수 없는 또 다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4~5 층 높이의 오래된 건물들 사이의 좁은 골목으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시원했다. 낡은 건물은 색색갈 페인트로 칠해져있고, 창밖엔 빨래가 정겹게 널려있다. 아이들은 뛰어다니고, 어른들은 자신의 일상을 살고, 어디선가 흥겨운 리듬의 음악이 흐르고, 더위에 지친 멍멍이가 길 한가운데 늘어져 자고 있다. 돌길을 걸어 도달한 넓은 광장엔 어마어마한 크기의 고풍스런 성당과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대성당은 아메리카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힌다고한다. 꼭 보고싶은 곳중 하나였는데 직접 볼 수 있어서 얼마나 감격스러운지...이곳에 내가 서있다는게 신기하게 느껴진다. 열심히 눈과 카메라에 담고, 골목을 돌아 걷다보니 곳곳에 작은 상점들이 온갖 기념품들을 내걸고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대나무 부채와 동그랗고 이쁜 악기, 모자등을 샀다. 생각보다 값이 싸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길거리 음식들... 코코넛향이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무니 이렇게 행복할 수가...옆에서 파는 바나나 튀김을 사서 같이 먹었다. 츄로스를 맛보고 싶었는데 둘러봐도 보이질 않았다.
또다른 골목을 접어드니 하나 둘 빗방울이 떨어지고, 어디선가 진한 커피향이 풍겨온다. 우린 그 커피향을 따라 한 카페에 들어가 쉬기로 했다. 쿠바에서 유명한 것이 또 커피라니까... 해밍웨이가 반했다는 크리스탈 마운틴을 맛보고 싶었으나 이들은 영어를 못하고, 우린 스페니쉬를 못하고...그냥 아이스커피를 외쳤다. 그래도 시원한 얼음을 갈아서 만들어 온 향긋한 커피는 너무 맛있었다. 20분 정도 쉬는 동안 비는 그치고 더욱 선선해진 거리를 우린 다시 걸었다.
배에 들어가야할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왜이리도 야속한지... 지난 날 나의 게을렀던 시간들을 가져다 쓸수 있다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열심히 카메라에 눈에 마음에 담았다.
누군가 10년후에 다시 쿠바에 온다면 지금과 많이 달라진 모습일거라는 말에 동감한다.
쿠바는 발전하고 있다. 지금의 낡고 오래되고 불편한 것들도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는 쿠바에서의 시간이었다.

Comments

Dalnim
부에나비스타 클럽이랑 해밍웨이 하우스도 넘 좋았는데...쓸 시간이 없어서 일단 요기까지요 ㅎㅎ
그냥 이 기분이 남아있을때 써야할거 같아서 후다닥 썼어요.
영스러움
다시 눈으로 보고있는 느낌이었어요^^

진짜 달님 글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달님과의 시간들...참 좋았어요~~
감사했고 즐거웠어요~~달님~~